최저 임금의 변천사

확대되어 가는 고령층 일자리와 사회적 참여

ekflwls-news 2025. 8. 15. 20:44

 

고령층 일자리 시장의 확대와 사회적 의미

한국은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 변화는 노동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린다. 은퇴 연령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고령층이 꾸준히 증가하며, 특히 단기·유연 근로가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노년층이 은퇴 후 주로 농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했지만, 지금은 카페, 마트, 경비·미화, 택배 분류, 배달, 공공근로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 70대 이웃 어르신은 마트 계산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것보다 훨씬 활기차다”고 말했다. 월급이 크진 않지만, 사회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이처럼 고령층 아르바이트는 경제적 보충과 함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령층 일자리 시장의 확대는 단순히 개인의 생계 문제를 넘어, 노후의 삶의 질, 사회참여, 세대 간 교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이번편은 밝은 면부터 말해 보도록 하겠다. 

 

고령층 일자리의 다양화

 

 

고령층 일자리 구조와 특징

 

고령층 일자리 시장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업종 편중 현상이다. 고령층이 많이 종사하는 일자리는 주로 체력 부담이 비교적 적고,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분야다. 대표적으로 경비·미화·주차 관리, 마트 시식·판촉, 관공서나 학교의 행정 보조, 카페나 음식점의 단순 서비스 업무가 있다. 일부는 플랫폼 배달, 퀵커머스, 전단 배포 등도 선택한다.

둘째, 시간제·단기 근무 중심이다. 장시간 근로보다는 하루 하루 4~6시간, 주 2~4일 근무 형태가 많다. 이는 체력과 건강을 고려한 선택이며, 동시에 고령층 본인이 다른 일정(병원 진료, 가사 등)을 병행할 수 있게 한다.

셋째, 고용 안정성의 취약성이다. 노인고용의 특성상 근로계약 기간이 짧고, 계약 갱신이 고용주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이 때문에 숙련도가 높아도 ‘젊은 인력’이 들어오면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최저임금 이상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여전히 많다.

고령층 아르바이트 시장에는 신체적 한계와 기술 장벽이 동시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 주문이 많은 카페에서는 주문 오류가 잦아 채용이 꺼려지기도 하고, 배달 플랫폼에서는 스마트폰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진입이 어렵다. 이런 장벽은 고령층의 일자리 선택 폭을 제한한다.

 

 

변화의 배경과 시장 확대 요인

 

고령층 일자리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확대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첫째, 경제적 필요성이다. 국민연금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은퇴자가 많다. 특히 자영업 실패, 의료비 부담, 가족 부양 등으로 인해 고령층이 추가 소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건강과 활동 욕구다. 60~70대의 평균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집에서 쉬기보다 사회활동을 이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증가했다. “일을 해야 젊어진다”는 심리가 고령층 노동 참여를 촉진한다.

셋째, 노동 수요 측면의 변화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젊은 구직자가 줄어들면서, 일부 업종에서는 고령층 채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비, 청소, 마트 계산원, 지역사회 공공근로 등은 고령층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넷째, 정부 정책 지원이다. 일부 지자체와 고용노동부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고령층에게 공공근로·사회서비스 분야 아르바이트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민간기업과 연계한 채용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다섯째, 플랫폼 노동의 확산이다. 고령층이 스마트폰과 앱 사용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배달·심부름·간단한 용역 일자리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 경우 안전사고와 사회보험 사각지대 문제가 여전히 크다.

 

 

 향후 과제와 지속가능한 일자리 설계

 

고령층 일자리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근로환경 개선이다. 단기·시간제 일자리라도 근로계약서 작성, 주휴수당 지급, 안전 교육 등 기본적인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 현재 일부 현장에서는 법적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고령층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둘째, 업종 다변화와 직무 교육이다. 경비, 미화, 단순 서비스에 편중된 고령층 일자리를 교육·문화·관광·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맞춤형 직무 교육과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이 필수적이다.

셋째, 건강 관리와 안전 대책이다. 고령층 노동자는 젊은 세대보다 산업재해 위험이 높다. 따라서 체력에 맞는 근무 배정, 정기 건강검진, 현장 안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넷째, 지속가능한 소득 보장 체계다. 최저임금 만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연금·기초연금·사회보험과 연계한 ‘복합 소득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대 통합형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년과 고령층이 함께 근무하는 형태는 세대 간 이해를 높이고,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청년은 디지털 업무를, 고령층은 경험과 대인 서비스를 담당하는 식이다.

결국, 고령층 일자리 시장의 변화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 흐름과 맞물려 필연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문제는 그 일자리가 단순히 ‘임시 생계 수단’에 머무르느냐, 아니면 ‘활기찬 노후와 사회 참여의 장’으로 자리 잡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기업,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다.